성형, 주식투자… 요즘 군인 '바쁘다 바빠'

경기도 양평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는 이호진 병장(24)은 최근 휴가를 다녀온 후임 김 모 일병(21)을 보고 깜짝 놀랐다.

복귀한 후임의 코가 오똑하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긴가민가하는 생각으로 후임을 다그친 이씨는 “9박10일 휴가기간 동안 코를 성형했다”는 놀라운 고백을 들었다. 남자가 성형수술을 하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닌데다 군복무 중인 군인이 휴가 중에 성형수술을 한다는 발상 자체도 충격이었다.

이씨는 “휴가 첫날 수술을 받고 남은 휴가 동안은 부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집에서 쉬었다고 하더라”면서 “휴가를 개인을 위한 투자의 시간으로 쓰는 것이니 훌륭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요즘 군인들은 정말 많이 다르다”고 혀를 내둘렀다.

85~87년생 신세대 병사들이 늘어나면서 군인들의 휴가 풍속도가 급변하고 있다. 코 성형수술은 물론 쌍꺼풀. 피부박피까지 손을 댄 군인이 있는가하면 주식투자를 하거나 방송에 출연하는 경우도 있다.

양평에서 군복무를 하는 조 모병장(25)은 KBS2의 ‘도전! 골든벨’코너의 ‘2007 오픈 골든벨’에 참가하기위해 휴가를 받아놓은 상태다. 오는 2월 중순 방송되는 ‘2007 오픈 골든벨’은 1935~1995년생의 일반인들 중 돼지띠를 선발해 진행할 예정. 1983년생 돼지띠 조병장은 최근 진행된 본심을 통과해 다음달 4일 방송녹화에 맞춰 휴가를 나오기로 했다. 조병장은 “별 생각 없이 그냥 놀기만 했던 첫 휴가와 달리 무언가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심지어 군대에서 주식투자를 하는 장병도 있다.

강원도 양구 GOP에서 근무했다는 이정우씨(23·가명·서울 신촌)는 후임때문에 소초 전체가 주식투자에 빠진 적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씨는 “GOP근무의 경우 전화통화가 수월한 편인데. 한 후임이 아침 저녁으로 집에 전화를 해 어머니와 누나를 통해 주식을 관리했다”면서 “한달이면 부대로 사과박스 1상자 분량으로 주식이나 부동산 관련책이 배달되서 내무반이 무슨 증권사같았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주식투자에 빠진 후임을 보는 시선이 곱지않았다. 하지만 후임이 원거리(?) 주식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것을 보고 다른 병사들도 하나둘 주식에 관심을 갖게돼 결과적으로 군에서 경제관념을 쌓고왔다고. 예비역 김지형씨(26)는 “군복무도 인생의 한 과정이다. 열심히 군생활을 하면서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본다”고 신세대 군인들의 병영생활 변화에 긍정적으로 말했다.

김지훈(인하대) 김용익(용인대)명예기자